대한민국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Gocheok Sky Dome)의 탄생은 단순한 야구장 건설을 넘어 여러 번의 우여곡절과 설계 변경을 거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척돔의 태동부터 규모, 연 매출, 그리고 주변 상권에 미친 경제적 효과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정리해 볼게요.

1. 고척돔구장의 태동: 아마추어 구장에서 완전 돔구장으로
고척돔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거대한 프로야구 돔구장으로 기획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 시작은 동대문야구장 대체: 2007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건설을 위해 '아마추어 야구의 성지'였던 동대문야구장을 철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대한 대체 구장으로 서울 구로구 고척동 일대에 2만 석 규모의 일반 야외 아마추어 야구장을 짓기로 한 것이 그 시발점입니다.
- 하프 돔(Half-Dome)으로의 변경 (2008년): 야구장 예정 부지 바로 옆에 학교와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어 소음과 야간 조명 불빛으로 인한 민원이 예상되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관중석 일부를 덮는 '하프 돔' 형태로 1차 설계 변경이 이루어졌습니다.
- 완전 돔(Full-Dome)으로의 진화 (2009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 한국 야구가 국제 대회에서 연달아 쾌거를 거두며 "우리나라도 비가 와도 야구를 할 수 있는 진짜 돔구장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폭발했습니다. 결국 서울시는 지붕을 완전히 덮는 형태의 '완전 돔'으로 계획을 전면 수정했습니다.
- 프로야구 구장으로 격상 (2013년): 박원순 전 시장 취임 이후, 막대한 세금이 투입된 돔구장을 아마추어용으로만 쓰기엔 유지비 감당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프로 구단이 입주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시설을 대폭 업그레이드했습니다. 결국 7년 동안 무려 8번의 설계 변경을 거친 끝에 2015년 9월, 지금의 고척스카이돔이 완공되었습니다.
2. 건설 내용 및 총 규모
본래 400억 원대로 예상되었던 건설 예산은 하프 돔, 완전 돔, 프로 구장 사양으로 계속 변경되면서 최종적으로 약 1,946억 원까지 늘어났습니다.
| 구분 | 상세 내용 |
| 위치 | 서울특별시 구로구 경인로 430 (고척동) |
| 규모 | 지하 2층 ~ 지상 4층 (연면적 약 83,476㎡) |
| 수용 인원 | 약 16,000 ~ 17,000석 (공연 시 최대 25,000명 수용 가능) |
| 그라운드 | 좌우 펜스 99m, 중앙 122m, 펜스 높이 4m (인조잔디) |
| 지붕 구조 | 자연채광이 가능한 골조막 방식 (테플론 막재 사용) |
| 부대 시설 | 수영장(25m 6레인), 헬스장, 축구장, 농구장, 서울책보고 등 |
3. 연고지 구단 및 연 매출 창출
고척스카이돔은 서울 서남권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키움 히어로즈가 2016년부터 연고 구단으로 홈구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장의 관리 및 운영은 '서울시설공단'이 맡고 있습니다.
어떤 매출을 올리고 있는가?
과거 동대문야구장 시절에는 아마추어 경기 위주라 대관료나 수익 창출 모델이 사실상 전무했습니다. 하지만 고척돔은 수익 창출형 복합 문화 공간으로 기능하며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 프로야구 관련 수익: 키움 히어로즈는 서울시에 연간 약 80억 원에 달하는 비용(구장 입장 수익의 8%, 사무실/라커룸 임대료, 전기세, 광고 수익료 등)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 대형 콘서트 대관: 야구 비시즌(겨울)이나 원정 경기 기간에는 K-POP 아이돌 콘서트나 해외 유명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장으로 1순위로 꼽힙니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2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어 공연 대관료 수익이 매우 큽니다.
- 부대시설 임대 수익: 지하 수영장 및 체육시설, 입점 상가 등에서 발생하는 임대료와 운영 수익도 발생합니다.
- 결과: 냉난방비와 조명 등 돔구장 특성상 유지비도 연간 수십억 원이 들지만, 야구와 대형 문화행사를 쉴 틈 없이 유치하며 과거 아마추어 야구장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단위의 매출을 서울시에 안겨주고 있습니다.
4. 부지 활용과 상권에 미친 경제적 이득
고척돔 부지는 원래 이명박 전 시장 시절 체육시설 부지로 검토되던 좁은 땅(약 57,261㎡, 도쿄돔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부지가 협소해 주차장이나 편의시설 공간이 부족하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지만, 지역 경제와 상권 활성화 측면에서는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 상권의 지각변동 (먹자골목 활성화): 고척돔 건립 전, 이 일대는 동양미래대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한 소규모 식당 위주의 비교적 조용한 동네였습니다. 그러나 고척돔이 완공되고 프로야구와 대형 콘서트가 열리면서, 하루에만 1만 5천~2만 명의 유동 인구가 몰려드는 '거대 상권'으로 탈바꿈했습니다.
- 부동산 가치 및 매출 상승: 개장 전후로 고척돔 길 건너편 일명 '먹자골목'의 점포 권리금과 보증금이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 가까이 수직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야구팬들의 소비 패턴에 맞춰 치킨, 맥주, 프랜차이즈 식당들이 대거 입점하며 상권의 질적, 양적 팽창이 이루어졌습니다.
- 지역 랜드마크화: 구로구청 차원에서도 먹자골목 상징 조형물을 설치하고 보행 환경을 개선하는 등 이 일대를 지역 명소로 띄웠습니다. 결과적으로 과거 노후화된 공업/주거 지역이 혼재되어 있던 고척동 일대가 서울 서남권의 핵심 문화·체육 거점으로 자리 잡으며 막대한 지역 경제 파급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하지만,
고척스카이돔은 도쿄돔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좁은 부지(약 5만 7천㎡)에 억지로 완전 돔구장을 욱여넣다시피 설계되면서, 태생적으로 여러 구조적 단점과 교통/주차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관중과 선수들이 겪는 대표적인 문제점들을 정리해 드립니다.
1. "차를 가져갈 수 없는 야구장" - 심각한 주차 문제
고척돔의 가장 큰 단점은 일반 관중의 주차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 턱없이 부족한 주차 면수: 돔구장 내 주차 공간은 채 500면이 되지 않습니다. 1만 6천 명 이상의 관중 수용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치입니다.
- 경기/공연 당일 주차 통제: 이 때문에 프로야구 경기나 대형 콘서트가 있는 날에는 구장 내 주차장을 관계자(선수단, 방송국, VIP 등) 전용으로만 통제합니다. 일반 관중은 차를 끌고 와도 구장 내 진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 주변 상가 이용 강제: 결국 차를 가져온 관중들은 인근 대형 마트(도보 10~15분 거리)에 유료 주차를 하거나, 주변 민영 주차장을 전전해야 하는 큰 불편을 겪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중에게는 최악의 단점으로 꼽힙니다.
2. "빠져나가는 데만 수십 분" - 교통 체증과 보행 병목 현상
구장이 위치한 도로망과 대중교통 인프라도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 상습 정체 구역 '경인로': 고척돔 바로 앞을 지나는 경인로는 서울과 부천/인천을 잇는 주요 도로로, 평소에도 교통량이 엄청난 상습 정체 구간입니다. 경기 종료 후 수천 대의 차량과 인파가 쏟아져 나오면 일대 교통이 마비 수준에 이릅니다.
- 구일역의 좁은 승강장과 병목 현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해도 문제입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구일역은 안양천 위에 지어진 특수성 때문에 승강장이 매우 좁습니다. 경기 종료 후 1만 명이 넘는 인파가 한 번에 구일역으로 몰리면, 역으로 진입하는 보행교부터 승강장 내부까지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여 탑승까지 오랜 시간을 대기해야 합니다.
3. 좁은 부지가 만든 기형적인 내부 구조
부지가 좁은 탓에 경기장 내부 설계도 관중과 선수 모두에게 불편함을 줍니다.
- 아찔한 4층 관중석 경사: 한정된 공간에 1만 6천 석 이상을 확보하려다 보니 관중석, 특히 4층 지정석의 경사가 매우 가파르게 설계되었습니다. '등산'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사가 심해 추락의 공포를 느끼는 관중이 많으며, 좌석 간의 앞뒤 간격도 좁아 성인 남성이 앉기에 상당히 비좁습니다.
- 외야 2층 구조와 낮은 펜스: 비좁은 부지 때문에 외야석이 2층 구조로 억지로 쌓아 올려졌고, 그 결과 그라운드 외야 펜스의 높이가 4m로 다른 구장보다 다소 낮게 설정되었습니다.
- 지하에 갇힌 불펜 (선수 불편): 공간 부족으로 인해 투수들이 몸을 푸는 '불펜'이 지하 2층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투수들이 몸을 푼 뒤 더그아웃으로 올라오려면 26개의 가파른 계단을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이는 동선이 너무 길어 선수의 체력 소모를 유발하고 급하게 이동할 경우 부상의 위험까지 내포하고 있습니다.
고척스카이돔은 비와 눈을 막아주는 훌륭한 날씨 방어력을 가졌지만, 부족한 주차장, 주변 도로의 헬게이트, 가파르고 좁은 좌석, 불편한 선수 동선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관중과 선수들이 감수하며 이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역시 고척스카이돔 구장에 야구를 보러 간 적이 있었는데 차를 가지고 갈 수 없어 대중교통를 이용하여 응원을 하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한 4층에서 보다보니 지정석의 간격도 타 구장에 비해 좁고 아찔한 높이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가 공황장애증상이 있는데 높은 곳에서 천장이 덮여있고 사람들도 많아서 자리를 옮기지도 못하는 상황이 오자 경기내내 응원보다는 마음이 불편하고 답답했던 기억이 더 많았던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환경이기에 맞출 수 밖에 없지만 대한민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에 비하면 그 이름 값을 하는 건지에 대한 물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도 확실하기에 그런 잇점은 고척스카이돔 구장의 매력이라고 자부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