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가도 요지부동
삼성 노조, 성과급 재원 영업익 15% 고수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서 열린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의 중재 하에 사상 초유의 총파업을 막기 위해 머리를 맞댔으나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핵심 쟁점인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두고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삼성전자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창립 이래 최대 규모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제1조정회의실에서 사후조정 2일차 협의를 진행했다. 당초 이날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양측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국가 경제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해 시한을 두지 않고 막판 조정에 총력을 기울였다.
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성과급 지급 기준의 명문화였다. 노조는 여전히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의 15%(올해 예상 영업이익 300조원 기준 45조원), 성과급 상한제 폐지를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경영 실적과 연동되지 않는 경직된 보상 체계가 확정될 경우 미래 투자 재원이 고갈될 수 있다고 맞섰다.
대신 기존 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되, 경영 성과에 따라 특별포상을 결합하는 유연성에 방점을 둔 보상 제도화를 제안했다. 회사 사정이 어려울 경우에는 기존 OPI 제도에서 지급하고, 현재와 같이 성과가 있을 때는 별도의 성과급을 추가 지급하는 형태다.

반도체 업계에선 노조의 요구가 관철될 경우 삼성전자의 중장기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반도체는 업황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매우 큰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테크 기업 중 영업이익의 특정 비율을 무조건 성과급으로 지급하도록 명문화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며 “적자 전환이나 위기 상황에서도 막대한 성과급이 고정비처럼 지출될 경우 미래를 위한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 여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산업계에서도 삼성전자의 이번 성과급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보상 체계가 사실상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현대차(영업익 30%), 카카오(10%), 삼성바이오로직스(20%) 등 주요 기업 노조들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노동시장 측면에서의 부작용도 거론된다. 대기업이 고정 비율 기반의 높은 성과급 체계를 구축할 경우,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중견 기업과의 보상 격차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사상 최대 규모의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는 창립 이래 두 번째 파업이자, 최대 규모의 파업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파업 장기화 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40조원 넘게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발생할 생산 차질은 고객사 신뢰도와 납기 일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사가 사상 초유의 18일 장기 총파업이라는 '동트기 전 가장 어두운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15% 명문화라는 노조의 요구와 투자 재원 확보라는 사측의 논리가 정면충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 장기 파업 vs 극적 타결: 어느 쪽으로 흐를까?
현재 상황은 '치킨게임'의 양상을 띠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강 대 강 대치에 따른 파업 돌입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결국은 파업 기간 중 극적 타결로 이어질 확률이 큽니다.
- 파업 돌입 가능성이 높은 이유: 노조는 이번 기회에 성과급 산정 방식을 '투명하게 명문화'하지 못하면 향후 보상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사측 역시 한 번 명문화하면 돌이킬 수 없는 '고정비의 덫'에 빠질 것을 우려해 쉽사리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을 친 상태입니다.
- 결국 타결될 수밖에 없는 이유: 18일간의 파업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전체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줍니다. 특히 AI 반도체(HBM) 시장의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노조원들도 향후 '나눠 가질 이익' 자체가 사라진다는 현실적 공포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결국 파업 초기 기 싸움 이후, OPI 방식 유지와 대규모 특별 포상을 결합한 '절충안'에서 타협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큽니다.
2. 정부의 적극적 대응, 지금이 적기인가?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시각 (경제 안보론)
- 국가 경쟁력 보호: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국가 전략 산업입니다.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은 곧 국가 신용도와 직결되므로,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 등을 통해 파업 중단을 압박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 도미노 현상 방지: 삼성의 보상 체계는 산업계 전체의 기준이 됩니다. 여기서 무리한 선례가 남으면 중소기업과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노동시장 전체의 혼란이 올 수 있으므로 정부의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합니다.
정부 개입의 위험성 (노사 자치 원칙)
- 자율성 훼손: 기업 내부의 보상 문제를 정부가 강제로 해결하려 들면, 향후 모든 대형 사업장의 노사 갈등이 세종시(중노위)나 청와대로 향하게 되는 '노사 자치의 실종'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정치적 부담: 앞서 언급된 '국민배당금' 논의처럼 정부가 이익 배분 문제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하면 자칫 '관치 경영'이라는 비판과 함께 투자자들의 불신을 살 수 있습니다.
3. 개인적 견해: "중재자로서의 정부, 그 이상의 역할"
저는 지금이 정부가 단순히 '싸움을 말리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사회적 대타협'의 판을 깔아줘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중재를 넘어선 '대안 제시': 정부는 단순히 양측의 양보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기업이 성과급을 많이 지급할 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양극화 등)을 상쇄할 수 있는 세제 혜택이나, 연구개발(R&D) 투자 시 노동자의 기여도를 인정해주는 등의 법적·제도적 인센티브를 고민해야 합니다.
- 투명성 가이드라인 정립: 이번 갈등의 핵심은 '회사가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그리고 왜 이만큼만 주는지'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성입니다. 정부는 상장 기업들이 성과급 산정 기준을 더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불필요한 의구심을 줄여줘야 합니다.
- 긴급조정권은 최후의 수단: 파업으로 인해 국가 경제가 돌이킬 수 없는 붕괴 위기에 처한다면 법적 권한을 행사해야겠지만, 그전에 노사 양측이 '공멸'의 위기를 직시하도록 데이터 기반의 경제 분석 자료(파업 시 국가적 손실 규모 등)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압박하는 소프트 파워를 먼저 발휘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삼성전자 사태는 한 기업의 노사 문제를 넘어 한국 산업 구조의 보상 체계가 재편되는 '성장통'입니다.
정부는 심판관이 되기보다는, 노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보상 생태계'를 설계하는 설계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