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의 부동산 시장이 '실거주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전환기'에 이르렀다고 자평했다. 그간 유예한 다주택자 대상 양도소득세 중과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뒤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이 매물로 나오며 시장의 과열 상태를 해소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구윤철 부총리 "서울 다주택자 아파트, 무주택자가 샀다"(5월8일)
정부는 추가로 매입임대아파트 사업자에게 부여한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의 손질도 검토하고 있다. 오는 9일 이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시행하면서 주택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덜기 위해서다.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그래픽=비즈워치"민임사 양도세 중과 배제 과도한 혜택"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조정대상지역의 매입임대아파트 사업자에게 영구히 주어지던 양도세 중과배제 혜택이 조세형평 측면에서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어 여러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등록임대사업은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임대사업자 혜택을 확대하면서 활성화했다. 문 정부는 임대료 인상률을 연 5%로 제한하는 대신 각종 세금을 감면하며 민간 임대사업을 키우려 했다.
등록임대사업자는 임대 개시 시점에서 수도권 6억원, 비수도권 3억원 이하 임대 주택에 대해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받는다. 아울러 공시가격 6억원(수도권 기준, 비수도권 3억원) 이하인 10년 임대주택을 보유하면서 다른 주택을 2년 이상 보유·거주한 경우, 살고 있던 주택을 양도하면 1세대 1주택자로 간주한다. 횟수 제한은 없어 임대주택을 처분하지 않는다면 거주 주택을 옮길 때마다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이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서울 시내 등록임대주택 약 30만가구(아파트 약 5만가구)는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감면과 영구적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라는 특혜를 받는다"면서 "의무임대기간이 끝나면 재산세, 종부세 감면 혜택은 사라지지만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 특혜는 계속된다"고 지적했다.▷관련기사: [이재명 머니무브]③민간임대 '엑소더스' 일어날까(2월17일)
이어 "같은 다주택인데 한때 등록임대였다는 이유로 영구적으로 특혜를 줄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있다"면서 "의무임대에 대한 보상은 임대기간 취득·보유·재산세 감면에 임대 종료 후 일정 기간 양도세 중과 제외로 충분하지 않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의무임대기간과 일정한 양도세 중과 제외 기간이 지난 등록임대 다주택이 일반 다주택처럼 시장에 나오면 수십만가구 공급 효과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보장했던 감면인데…'뒤집기'?
구 부총리가 이날 매입임대아파트 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배제 혜택 손질을 예고한 것도 조세 형평성과 매물 출회 효과를 함께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5월 9일 이후 매물 잠김(품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가 있다"면서도 "정부의 정책 의지는 과거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중랑지역 주거단지 모습.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지난달 16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3월 말 기준 등록민간임대주택 통계에 따르면 준공공임대와 공공지원민간임대를 포함한 서울 지역 등록민간임대주택은 총 34만5064가구다. 이 중 구총리가 콕 집은 아파트는 5만945가구다. 기업형 임대와 기업이 주로 운영하는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을 제외하면 3만6131가구다.
정부가 매입임대아파트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손질할 경우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인 서울에서는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의 시각이다. 다만 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은 과거 정부가 정책적으로 보장한 것인데 이를 뒤집는다면 행정 소송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발표 이후 정부에서 기대한 정도의 매물이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 간극의 원인을 민간임대사업자에게 부여한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에서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임대사업자의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더는 주지 않는다면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는 효과가 크긴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절차적, 법리적 문제나 임대차 시장에 대한 충격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의의견: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실거주자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시행한 데 이어, 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 손질까지 검토하며 강력한 압박에 나섰습니다.
핵심은 조정대상지역 내 매입임대아파트 사업자에게 영구적으로 주어지던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회수하여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저는 정책의 명분은 확실하나 '신뢰의 가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과거 정부가 장려했던 제도를 소급 적용하거나 급격히 뒤집을 경우, 행정 소송 등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정책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응 방향은 '정교한 유도'에 맞춰져야 합니다.
즉각 폐지보다는 한시적 유예 기간을 두는 '일몰제'를 도입해 임대사업자에게 퇴로를 열어주고 매물 출회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동시에 기존 세입자의 주거권 보호 대책을 병행하고, 나오는 매물을 실거주자가 잡을 수 있도록 핀셋 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등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연착륙 전략이 필수적입니다.